교육원 후기

무심코 훑어보며 '뭐 다른 부모교육과 별반 다르겠어? 신청하지 말고 그냥 흘려보낼까?'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신청하였기에 교육 과정에 큰 기대도 없었고 내가 정한 기준에  부족하면 가차없이 중도하차 하려고 했었다. 그렇게 무심코 흘려보낼 뻔한 기회를 잡고, 만나서 인연을 쌓고 배워온 시간들이 어느덧 2년이나 지났다.
부모교육을 들으며 나의 내면의 고통을 마주하고 아파하던 순간들도 있었고, 번뜩이며 눈을 뜨듯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설렘도 경험했다. 내 심장과 머리와 감정을 뒤흔들었던 경험들과 과정들을 기록하여 남겨두고 싶었다. 그렇게 공저를 쓰게 되었다.
써본 글이라고 해봤자 중, 고등학교 학창 시절 A4용지 한 두 장 분량의 과제로 제출했던 게 전부였다. 독서는 간간히 했지만, 내가 과연 글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의문이 들고 자신이 없었지만 그냥 썼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며 경험했던 좌절들과 깨달음을 표현했다. 솔직하게 나의 감정을 표현했고, '나'를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쓴 글은 엉망이었다. 구구절절 감정만 토로하는 나의 글의 수정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글을 나누며 나를 나누었지만 마음을 전달받았고 '함께'라는 위로의 힘을 느꼈다.
그렇게 나의 글이 나왔다. 고졸이라는 학력으로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며 뒤로 숨으려던 나는 앞으로 한 발 나와 있었다. 2년 전 고3, 고2였던 연년생 두 아이와 6살 막내 아이를 키우며 '세 아이의 엄마'로 살던 나에게 작가라는 호칭이 붙었다. 6살이던 막내는 "우리 엄마는 작가님이에요."라며 말하곤 했다. 당시 사춘기인 아이들과 대화도 마음도 단절된 상태로 힘겹게 하루하루 살던 나였다. 글을 쓰고 공부하며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시작한 첫째와 책임감 있게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둘째. 그리고 아직도 나에게 마음 공부의 필요성을 안겨주는 막둥이와 함께 도전을 피하지 않고 살게 되었다.
나의 모든 과정은 '시작'했기에 결과가 있었다.
나의 '시작'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저에게 글은 약점이었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 것은 싫기도 하고 부담스러웠어요. 대화법으로 책을 출간해보자는 말에 덜컥 겁이 났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해보기로 했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글을 쓰면서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나의 이름과 인생이 오래오래 어딘가에 남아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글쓰기에 용기를 가질 수 있었어요. 용기가 생기니 거침없이 글을 써내려가게 되었어요. 내 인생을 가장 잘 아는 내가 나의 인생을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으니까요.
나의 인생이 글로 남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책을 쓰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높아진 것을 느꼈어요. 또 어떤 책이 저에게 찾아올지 기대됩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다보니 기록은 차곡차곡 쌓여 나갔다. 이 글들이 모여 책의 기반이 되었다. 그 기록들을 토대로 함께 공부했던 도반님들과 책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이야기를 글로 다시 풀어 내니 내가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이 명료해지고 입체적으로 보였다. 내가 '나'와 만나는 시간이었다. 도반님들과 서로의 원고를 나눠 읽으며 우리는 나와 다른 '너'를 만나기도 하고 '너'를 통해 '나'를 만나기도 했다.
책을 쓰며 글 쓰기 능력 자체가 발전하기도 했지만 기록의 중요성을 실감했고 무엇보다 내면의 성장을 경험했다. 나의 첫 책은 '기록'이 있었기에,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혼자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글쓰기를 더불어 시도했다. 예전에는 배움으로 시작하여 지식으로만 존재했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니 배웠던 그 지식이 실제로 삶에 적용되며 힘을 느끼게 되었다. 부족함이 많지만 그럼에도 우리 어린이집 부모님들과 더불어 아이들이 행복하고 부모님이 행복한 육아 세상을 꿈꾼다.

나의 경험을 정리하며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터라 조심스럽게 제안을 받아들여 글을 쓰게 되었다. 나의 사례와 변화,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 중에서 두 아이들 중 6살 아이와 무패방법 6단계로 약속정하기 사례도 담고 있다. 아이들의 습관을 정해주는 중요한 시기에 나는 무패방법을 통해서 나의 감정과 욕구를 이야기하고 아이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약속을 정하고 지키는 성숙함을 알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직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서, 한 남편의 아내로서 많은 영역을 감당해내는 나이지만 그리 고 많은 것들을 주관하고자 이리저리 고군분투 하지만 정작 왜 갈등이 빚어지는지, 왜 소통의 부재가 오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묻어두고 지나치고 걸어갈 때가 참 많았던 것 같다. 부모교육코칭 전문가 수업을 들으며 그 걸음을 잠시 멈춰 서게 되었고, 내 자신과 주변을 관찰하고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소통과 공감을 위해 노력하게 된 나의 대화 방법이 이 글에서 소 개하는 '나 메시지', '비폭력대화', '무패방법'이다. 나에게 이 대화 법들은 참 신선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무엇보다 배운 것 을 직접 삶에 적용하고 실천해보고자 노력했던 부분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지식이 머리에만 남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것을 직접 적용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은 내 삶의 작은 변화이기도 했다. ……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기까지 도전하게 해주시고, 용기를 주신 이주연 소장님께 감사하다. 그분이 내게 해준 말씀 가운데, “선생님, 자신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지금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라고 해주신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글이라는 게 그렇다. 글을 쓴다고 하면 커다란 벽 같다가도 쓰면 쓸수록 자신을 객관화하게 된다. 이 글이 그렇다. 나의 인생에 대해, 아이의 인생에 대해 객관화하며 서로가 철저한 타자(他者)임을 인식하게 되고 겸손하게 된다. 그 인식 속에 나를 그녀 'S'로, 아이를 '그녀 J'로 표현하여 글을 써 내려간다. 우리의 마음 안에는 다양한 욕구들이 존재한다. 때로는 그 욕구들이 서로 달라 충돌,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녀들의 이야기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대화'는 그녀들 각자의 삶을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살펴보고 그녀들 마음에 담긴 욕구, 욕구 갈등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조이다.
때로 삶의 자리에서 오는 깊은 갈등으로 인해 괴로움에 처해 있을 때 거리두기, 자신에게 타자가 되어 그 모습을 바라본다면 감정에 휘몰아치지 않게 되는 듯하다. 인간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철저히 타자인 사람들과 한평생을 살아간다. 그들과 함께 그려가는 인생이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는 시점에서 배움의 길을 인도하신 하늘 아버지께 감사하다. 그리고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개인의 속도를 인정해주시고 격려하고 응원해주시며 한 단계 더 도약하도록 끌어주시는 소장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울긋불긋한 단풍잎이 떨어지는 가을까지 한 계절을 지나며 시험과 과제로 마무리를 했다. 이제는 따뜻한 온기가 필요한 겨울을 지나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봄을 맞이하였다. 내가 육아하는 아기는 돌쟁이라 대화법을 적용해 볼 수가 없어 상담하고 있는 학령기의 아동과 함께해 보게 되었다. 배웠던 내용과 관련된 사례의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대화법을 계속 상기시키는 중이다. 글을 쓰며 바라는 점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에게 나의 사례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참 감사한 마음이 들 것 같다. 의미 있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알려주시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간의 열정적인 강의를 해 주신 이주연 소장님과 함께 공부한 선생님들에게도 고맙단 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나의 성장을 위한 공부와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사랑하는 가족 특히 남편과 딸 찰떡이, 엄마, 아빠, 시부모님께도 감사함을 표한다.

가족들을 도우며 살아온 삶까지 멈출 수는 없다. 열정적인 소장님과 지혜로운 동료 작가님들의 따뜻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글까지 쓰게 되어 감사한 마음 가득이다. 줌을 켜고 글을 수정할 때마다 발소리도 조심하며 배려해준 가족에게도 감사드린다. 이제 내가 용기 내어 쓴 글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글에는 무패 방법을 통해 사춘기가 시작된 초등학교 5학년 딸과 큰 마찰 없이 소통하며 지낸 사례와 딸의 감정과 욕구를 나 메시지를 통해 표현하도록 도운 사례를 적었다. 중학교 3학년 아들과는 가만히 들어주기를 통해 감정과 욕구를 살펴주어 마음의 평화를 나누는 기쁨을 적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나를 관찰해보니 그동안 살펴주지 못하고 지나쳤던 나의 감정과 욕구, 상대방의 감정과 욕구를 더 배려하고 살아오며 생긴 부작용을 깨닫고 점검하는 과정을 적었다. 각자의 감정과 욕구를 파악하고 존중하며 표현하기가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라도 깨달아서 마음이 가벼워진 나의 경험을 적어보았다. 글을 정리하며 서로 감정과 욕구를 파악하고 인정하고 표현하면서 나와 가족이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한다. 마지막으로 원고를 넘기면서 엄마를 위해 작가 사진을 찍어주고 편집까지 해준 아들딸과 휴가일정까지 배려해준 남편에게 이글을 바친다.